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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RAMA

[리키시 시즌1 - 흉한 엉덩이 따윈 얼마든지 봐주마!]

by 박다식 2023. 11. 8.
해당 블로그의 모든 글은 스포일러를 포함합니다.

이래뵈도 애는 착함

 '리키시'는 돈을 벌기 위한 수단으로 스모를 시작한 문제아가 프로 선수로서의 자신을 찾아가며 성장하는 모습을 그린 열혈 청춘 스포츠 드라마입니다.

 어린 시절, 화목한 가정 속에서 유도 유망주로 꿈을 키우던 '오제 키요시'는 아버지의 초밥집이 망하게 되고 가세가 기울게 되자 그런 아버지를 원망하던 어머니의 방황과 불우한 환경에 의해 삐뚤어진 삶을 살고 있는 고교생입니다.

다른 남자와 놀아나며 사채까지 끌어다 쓰는 어머니와 그런 그녀를 원망하지 말라며 자신을 탓하는 착하기만 한 아버지.

800만 엔을 모은다는 '오제'의 목표는 아마도 불편한 몸을 이끌고 일을 나가는 아버지를 위해 가게를 다시 찾아주려는 것이겠지만 고작 또래들의 주머니를 털어서 모으기엔 너무나도 큰 금액입니다. 

그런 그의 앞에 나타난 '엔쇼 칸이치'는 신체능력이 뛰어난 오제를 평소 눈여겨보고 있었고 유도를 그만둔 그에게 능력에 따라 돈, 지위, 명예 그리고 여자까지 거머쥘 수 있다며 스모를 권합니다. 

'오제'는 어린 시절 가게에서 스모 중계를 들으며 즐거워하던 아버지와 어머니의 모습을 떠올리며 스모를 하기 위해 집을 떠나 도쿄의 엔쇼 도장으로 가게 됩니다.


스포츠물의 정석

  스토리 라인은 간단합니다.

스모에 관심 없었던 불량아가 일련의 사건들을 거치면서 조금씩 성장하고 넘어서기 힘든 강한 상대와 마주하면서 진심으로 강해지길 갈망하며 열정을 불태우는 전형적인 스포츠물입니다.

 주인공을 비롯하여 좌천되어 스포츠부로 발령 난 기자 '쿠니시마 아스카', 부상으로 고전 중임에도 포기하지 않는 엔쇼 도장의 최고참 리키시 '엔야', 얼굴에 화상 자국이 있는 거구의 리키시 '시즈우치', 인기와 기대를 한 몸에 모으며 리키시로서 성공적인 삶을 살고 있지만 요코즈나였던 아버지의 위압에 힘들어하는 '류키'  여러 주변인물들의 이야기가 어우러져 있습니다.

처음엔 스모계의 구시대적 관행과 부조리함을 폭로하는 케릭터인줄...

 그중 기자 '쿠니시마 아스카'는 주인공과 더불어 극 중 변화가 가장 두드러지는 인물입니다.

좌천되어 스포츠부로 밀려난 후 스모에 대한 기사를 쓰기 위해 엔쇼 도장을 방문하지만 스모에 대해 관심도 없을뿐더러 이해가 가지 않는 것들 투성입니다.매사에 부정적이고 성차별, 성추행, 직권남용 등의 말들을 입에 달고 삽니다.이런 그녀도 도장에 출입하면서 스모에 대해 알아가고 리키시로서 성장 중인 오제를 응원하게 됩니다. 

 사실 개연성이 부실하면 몰입을 못하는 편이라 이 캐릭터를 보며 조금 힘들었습니다.

사회 부조리나 시대착오적 성차별등에 분노하던 정치부 출신 기자가 폐쇄적이고 보수적인 스모계의 현실은 모르쇠 하고 리키시를 응원한다는 게 노골적으로 스모를 미화하기 위해 쓰인 캐릭터라는 게 느껴지지만 ' 개인의 신념도 잊을 만큼 스모가 재밌고 짱짱임 최고~!'라고 하면 설명이 안 되는 것도 아니기에 괜찮다고 합리화해 버렸습니다.


 성장해 가는 '오제'와 그로 인한 변화

  하위 리그이긴 해도 타고난 피지컬 덕에 연승을 이어나가는 '오제'는 '엔오'라는 활동명도 부여받습니다.

그런 그의 앞에 나타난 거대한 리키시 '시즈우치'는 그의 가족사를 빌미로 승부조작을 요구하는 협박을 받았지만 개의치 않고 승부에 임하여 '오제'를 무자비하게 박살 냅니다.

살벌한 미소에 숨겨진 가슴 아픈 과거사

 '시즈우치'에게 당한 무참한 패배와 그로 인한 PTSD, 가르침을 주던 선배 리키시 '엔야'의 은퇴를 겪으면서 '오제'는 점점 변화합니다. 

도효에 예를 갖추고 가르침을 받기 위해 관장인 '엔쇼'에게 존댓말을 하는등 겸손함을 배워갑니다.

스모의 기본 훈련인 시코뿐 아니라 강도 높은 체력훈련을 통해 발전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동료 리키시도 하나둘씩 '오제'와 함께 훈련하며 발전해 나갑니다.'오제'와 가장 사이가 나쁘던 '엔가' 역시 훈련에 동참하며 강해지고 싶다는 일념아래 리키시들은 하나로 뭉칩니다.

엔쇼 도장은 구태하고 부조리했던 구세대적 모습을 탈피하고 오로지 강함을 추구하며 자신을 갈고닦는 리키시들의 열기로 가득 찹니다.

우리 오제가 달라졌어요


마치며...

 쓸데없는 서사는 최대한 배제한 체 시원시원한 전개를 보여줍니다.

엔딩은 한층 성장한 '오제'와 그에게 첫 패배를 안겨준 '시즈우치'가 격돌하면서 마무리되는데 아마도 후속 시즌의 여부가 불분명한 이유로 오픈 엔딩으로 끝낸 게 아닌가 싶습니다.

팬사이드 기사로 2023년 8월 기준으로 다음 시즌에 대한 오피셜은 없으며 후속 기사도 없는 상태입니다.

해외에서 정보 찾아보실 분들은 리키시의 넷플릭스 해외 타이틀인 'Sanctuary'로 검색하시면 됩니다.

시원시원한 전개, 호감 가는 등장인물들, 잘 이어지는 몰입감, 소소한 눈요기 등 굳이 보기 싫은 다른 남자 엉덩이를 봐야 하는 것 말곤 흠잡을 데 없는 작품이었습니다.